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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경이로움, 마추픽추

마추픽추를 실제로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여기 사진발 참 안 받는구나"였습니다. 네, 마추픽추는 실제로 봐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 수 있어요. 유적도 유적이지만 뒷 배경인 산과 함께 봐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데, 사진으로 담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 둘러보는 데 두 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는 아닐 수 있으나 (와이나 픽추 등반 제외) 시간이 허락해 준다면 정말 하루 종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마추픽추는 해발 2400m 정도에 위치한 공중도시죠. 네, 쿠스코보다 지대가 낮습니다. 쿠스코가 얼마나 높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쿠스코에서 고산병으로 힘들어하던 사람들도 마추픽추에서는 보통 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2400m 정도가 높지 않다..

2019 남미 2019.07.23

마추픽추 가는 길

저는 쿠스코에 1월 1일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떠나는 마추픽추 투어를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1월 4일에는 비 소식이 있어서 1월 3일에 마추픽추에 오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쉬는 날이라 투어사들이 쉬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관광지는 관광지인가 봅니다.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만 가도 호객을 하는 사람들도 넘쳐났습니다. 쿠스코에서 1박 2일로 마추픽추에 다녀오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저렴한 여행은 버스로 왕복을 하는 것입니다. 투어사에서 버스+아구아스 칼리엔티스 숙박+세 끼 식사+마추픽추 입장권+투어까지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 프로그램인데, 저기서 선택도 가능합니다. 가령, 나는 버스만 타고 숙박은 현지 가서 더 싼 곳을 구하겠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만약 인터넷으로..

2019 남미 2019.07.11

Cusco, Peru: The city of wonder

쿠스코는 페루 여행의 꽃이 아닐까 싶네요. 잉카 제국의 수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스페인 침략으로 인해 약간 유럽적인 색채를 띠고 있지만 본질은 잉카의 뿌리인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도시, 그리고 해발고도 3400m의 고산도시. 사진으로 봐도 아름답고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서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 도시. 근래 가본 모든 도시 중 최고를 꼽으라면 두말하지 않고 쿠스코를 꼽을 겁니다. 저는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미리 표를 예약하면 50 USD 정도에 예약이 가능한데, 아무래도 즉흥적인 여행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죠. 비행기로 1시간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데, 버스는 그에 비해 20시간이나 걸립니다. 도대체 길을 어떻게 만들었길래 그런 거야? 란 생각이 들..

2019 남미 2019.07.11

아프니깐 서러울 뿐

유학와서 가장 서러운 순간을 굳이 뽑자면내가 먹을 죽을 내가 끓이고 있을 때다.한국에서 혼자 살 때 아프면 본죽이라도 사먹을텐데. 누가 사다주기라도 할텐데. 엄마랑 산다면 엄마가 끓여줄텐데. 오늘은 퇴근 후 저녁으로 일요일에 끓여놓은 카레와 닭가슴살을 해동해서 먹었다. 카레가 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닭가슴살도 냉동 상태였으니 아마 괜찮았을거다. 근데 그런 순간 있지 않나? 엄청 배가 고팠었는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별로 못 먹는 것. 배가 고파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 와 카레를 스토브에 뎁히니 배가 거짓말처럼 하나도 안 고팠다. 그래도 처리해야지라는 생각에 먹는데, 몇 숟갈 안 떴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픈 거다. 아, 이거 알지. 이거 내가 스트레스 받을 때 약간 랜덤하게 찾아오는 급체..

Daily 2019.07.10

제자리 걸음

며칠 전에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는데 오랜만에 아빠도 함께했다. 아버지랑은 간간히 카톡만 주고받고 가족 단톡 방에서만 얘기하는데, 우연히 집에 계셔서 엄마와 통화할 때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엄마와 달리 아빠는 내 리서치에 관심이 무지 많다. 엄마는 "연구 잘 돼가?" 이 정도로만 묻는 반면 아빠는 "주제가 뭐야? 아직 아무도 안 한 거야? 언제 다 써? 얼마나 썼어?" 등등 너무나 많은 질문을 퍼붓는다. 얼마나 썼냐니. 아직 라이팅은 들어갈 단계도 아닌데. 내 리서치의 근황은, 역시나 제자리 걸음. 다행인 건 그래도 제자리걸음 할 거리라도 있다는 것일까? 몇 달 전까지는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건 돌고 돌 무엇이라도 생겼다는 것이다. 아빠가 제자리 걸음만 해서 어떡하냐길..

Daily 2019.07.09

여행을 준비하며

저는 남미를 2019년 1월에 다녀왔습니다. 6개월이나 늦은 포스팅이지만 수기로 적은 다이어리가 있어 그걸 토대로 뒤늦은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방학이라 약간 일이 느슨해진 탓도 있고요. 저는 3주동안 리마, 쿠스코, 티티카카, 우유니, 아타카마, 살타,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과수, 리우 데 자네이로 9개 도시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갈 것 같아 야간 버스는 2번 탔고, 혼자서 여행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에서 Dormitory 를 갔으나 5일에 한 번 정도는 혼자 묶는 호텔이나 에어 비앤비를 섞었습니다. 아무리 여비를 아끼더라도 중간중간에 쉬어가는 것은 필수인 것 같아요.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라서.. 남미는 준비할게 유럽에 비해 생각보다 진짜 많은데 대표적으론 각종 예방 접종 ..

2019 남미 2019.07.09

시카고 여행: Windy City, Chicago, IL

약 21년 만에 시카고에 다시 왔습니다. 98년도에 시카고를 떠나서 한국에 돌아오고 그 담엔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다시 가려니 너무나 설렜어요. 사실 처음 가는 느낌이었어요.ㅎㅎㅎㅎㅎ 사실 시카고 다녀온 것은 5월이지만 블로그 관리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고, 여차저차 하다 보니 포스팅을 지금 하게 되네요. 5월 초의 시카고는 여전히 봄과 겨울의 경계에 있는 듯 했습니다. 제가 간 전 주에는 눈이 내렸다고 하니, 시카고의 겨울이 얼마나 긴지 예상이 되시죠. 청바지에 얇은 스웨터를 입었는데, 저녁 때는 외투가 필요했고 마지막 날엔 날이 약간 흐려서 추웠습니다. 저는 날씨 운이 기가 막히는 편이라 날이 엄청 아름다웠습니다. 그 전 주말에는 눈이 내렸고, 그 주도 내내 약간 흐렸던 거 같았는데, 운..

여행 2019.07.08

힙스터의 성지, Portland, OR

포틀랜드라 하면 힙스터의 성지겠지요. 시애틀을 다녀오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도시인 포틀랜드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버스로 1시간 30분-두 시간 정도 거리인데다가 비행기 표도 포틀랜드에서 출발해도 가격이 같길래, 간 김에 겸사겸사 들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려봤어요. 1박만 하는 바람에 주변의 관광지까지 가지는 못 했습니다. 포틀랜드는 서부 오레건 주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솔직히 관광지라고 하긴 뭐하고, 그냥 평범한 중소도시 같아요. 힙스터의 성지라고들 하여 요즘 꽤 가는 모양이던데, 사실 힙스터가 그렇게 끌리는 문화도 아니고.. 무엇보다 뭐가 힙스터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포틀랜드/힙스터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마이크로 브루어리, 카페, 유기농, 요가, 필라테스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나라가 1건물..

여행 2019.07.06

Modern Romance: An Investigation, Aziz Ansari and Eric Klinenberg

아지즈 안사리의 모던 로맨스. 이 책은 불행히도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지는 않은데, 굉장히 쉬운 구어체 영어로 쓰였으니 관심 있으면 한 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이 기성세대와 어떻게 다른지로부터 출발한 책인데, 배경이 미국이다 보니 모든 것이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꽤나 통찰력이 있는 책이다. 결혼, 그리고 연애마저 선택이 된 세대에게 로맨스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책.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은 우리가 한 사람에게 정착하길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 많은 사람들 중 나와 더 맞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결혼이나 정착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이 생각을 많이 하는지는 모르겠다. 저 생각보다는 "내가 이 사람과 영원히 살..

Reading/Essay 2019.07.06

나의 알래스카 (7): 크루즈 음식 정리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크루즈에서 먹은 음식을 찍은 사진이 무지 많더라고요. 티스토리가 사진 올리기 매우 짜증나지만 그래도 버리긴 아까워서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날짜와 순서는 아마 뒤죽박죽입니다. 크루즈 여행 선택하실 때 참고하세요. 이런 음식이 나오는구나 하고. 프린세스 크루즈 음식 정말 맛있었습니다 :) 음식 때문에 고민이시라면 주저말고 선택하시라고 하고 싶네요. 물론 다른 크루즈를 안 가봐서 비교 불가이지만 못 먹는 것이 거의 없는 저로서는 정말 대 만족이었습니다. 또 가고 싶어요 얼른~~

여행 2019.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