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Novel 7

김연수 <원더 보이>

내가 읽은 두 번째 김연수 소설.한 작가의 책을 한 권만 읽고는 호불호를 가리기 쉽지 않은데, 두 번째로 책을 읽으니 확실해졌다.나는 김연수의 소설 스타일과는 좀 맞지 않는다. 첫 번째로 읽은 소설은 . 내가 자진해서 읽은 것은 아니었고, 연애와 사랑과 성에 대한 수업을 한 번 들은 적 있는데 거기서 지정한 책 중 하나였다. 오르한 파묵의 에 비해 짧아서 고른 책이었는데 (참고로 나중에 읽은 순수 박물관은 수작이다) 전체적인 평은 주제의식과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적인 메세지엔 깊이 공감하는 바이나 서사와 서술 방식이 나랑 잘 맞지 않는 느낌. 애초에 연애와 사랑이라는 범우주적인 재제를 가지고 소설을 쓰면서 서사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사가 얼마나 중요한데 연애소설에서. 는..

Reading/Novel 2019.03.07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의 소설은 술술 읽히면서도 그저 소비하는 글이 아닌 스스로 하여금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생산적인 문학이란 데서 나는 항상 감탄하곤 했다. 중학생 시절, 뭔가 멋져보이는 제목과 "온몸을 칼로 그었어" 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시작한 이 소설을 처음 읽었다.그 때만해도, 에이, 우리 엄마 세대니깐 이렇게 살았던 거지.요즘 누가 이렇게 살아. 난 나중에 자라서 당연히 맞벌이 하고 남편이 나 두고 바람피면 바로 이혼해 버릴꺼야.라는 생각이었다. 앞선 세대에 대한 연민과 호기심과 약간의 반감과 함께, (순전히 강동원의 팬이기 때문에 봤던) 영화 우행시의 감동으로 인해, 그리고 술술 읽히는 그 특유의 힘 있는 필체로 며칠만에 아주 금방 읽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생각보다 잘 안 읽히는..

Reading/Novel 2018.12.20

Julian Barnes, <The Only Story>

한국어로는 으로 번역되어 있는 줄리안 반스의 (유일한) 연애소설.영어로 읽기 참 어려운 책이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완독했다. 폴은 계속해서 사랑의 정의에 대해 묻는데, 거의 마지막에 내린 결론이 참 맘에 든다. “Perhaps love could never be captured in a definition; it could only ever be captured in a story.” 소설에서 폴과 수전의 사랑은 굴곡지다. 소설이니까 당연한거겠지.다른 블로그에서 서평을 몇개 읽었는데, 폴과 수전이 사랑에 빠진 것 자체가 자극적이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평이 몇 있었다. 물론, 19살짜리 대학 신입생과 48세 중년 여성이 사랑에 빠질 확률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렇지만 소설이라서 좀 더 자극적인 요소를 주기 ..

Reading/Novel 2018.10.24

히가시노 게이고, <회랑정 살인사건>

난 개인적으로 미스테리/추리 분야는 일본이 다른 모든 국가를 압도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출간물의 숫자부터, 어색하지 않은 번역투와 미스테리 장르내에서의 다양성이 한 몫하는 것 같다.아무리 긴 소설도 읽는데 일주일 이상 걸린 것이 없다고 해야할까. 또한 그러했다. 회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좀 고어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다가 ~정을 붙이는 것도 우리 말에는 흔치 않은 느낌이라 제목을 보고 별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아 그냥 어디선가 살인사건이 일어났구나. 보나마나 연쇄살인? 딱 이정도. 일본 추리소설을 아주 안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엄청난 팬은 아니라서, 어쩌다보니 히가시노의 추리소설 중에는 처음 읽는 소설이 되었다. 전작 중 을 직접 구매까지하며 읽었는데 너무나 ..

Reading/Novel 2018.09.08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 귀스타프 플로베르

내가 읽은 것은 문예출판사 버전이었는데, 이게 민음사나 열린책들보다 더 번역이 훌륭해서라기 보단 전자도서관에 ebook 형식으로 지원하는 출판사가 문예가 유일해서였다. 읽는 내내, 물론 마담 보바리를 읽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민음사나 열린책들로 읽었던 다른 고전에 비해서는 가독성이 월등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책을 다 사는 것은 사치일 뿐만 아니라 이사할 때 가장 골칫거리가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ebook 읽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 진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네. 문예출판사 마담 보바리는 보바리 부인으로 제목을 번역했는데, 마담 보바리로 처음 제목을 알아서 그런지 나는 마담 보바리가 더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존재를 안 다음부터 읽기까지 10여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

Reading/Novel 2018.08.25

82년생 김지영

김지영은 나보다 꼭 10살 많다. 나는 이 책을 알라딘 전자책 미리보기로 보았다가 구매한 뒤 2시간만에 다 읽었다.200페이지가 안되는 짧은 책. 그러나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진부한 이야기다. 너무 진부해서 더 짜증나고, 울컥하고, 아픈 그런 이야기. 내 주변에 어딘가에 있을 법 하고 내 미래일 것 같기도 한 그런 이야기.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법한 그런 이야기. 김지영은 누구보다도 더 일하고 싶어했고, 능력도 있었고,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당했고 약간의 반발심과 함께 체념한다. 전국의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반발하겠지만 차별을 받고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업을 관둔 모든 여자들이 이런 것은 아닐것이다. 게중에는 정말 조금 덜 능력있고..

Reading/Novel 2017.09.0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내가 사랑하는 소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중학생 때다.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새벽에 잠을 참아가며 읽은 소설이고 처음으로 읽은 2권 이상으로 된 장편소설이다. 이번에 다시 읽었을 때 역시 그랬으며,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내 다른 주업을 거의 놓다 싶이 하고 읽었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 입체적으로 변하는 인물들, 그리고 전쟁이라는 인류의 숙명적인 아픔을 서술하는 이 책은 정말 말 그대로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어렸을 때 읽었을 때에는 전쟁의 묘사 부분이 지루했고, 소설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해 쓸데 없이 소설을 길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은 연애소설과 전쟁소설의 중간에서 밸런스를 잘 이루었고 그 점은 소설을 더 다채롭게 함과 동시에 더 폭넓은 독자를 끌 수 있게 하였다. 이 책..

Reading/Novel 2017.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