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라 하면 힙스터의 성지겠지요.
시애틀을 다녀오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도시인 포틀랜드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버스로 1시간 30분-두 시간 정도 거리인데다가 비행기 표도 포틀랜드에서 출발해도 가격이 같길래, 간 김에 겸사겸사 들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려봤어요.
1박만 하는 바람에 주변의 관광지까지 가지는 못 했습니다.
포틀랜드는 서부 오레건 주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솔직히 관광지라고 하긴 뭐하고, 그냥 평범한 중소도시 같아요. 힙스터의 성지라고들 하여 요즘 꽤 가는 모양이던데, 사실 힙스터가 그렇게 끌리는 문화도 아니고.. 무엇보다 뭐가 힙스터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포틀랜드/힙스터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마이크로 브루어리, 카페, 유기농, 요가, 필라테스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나라가 1건물 1카페라면 여긴 1건물 1 브루어리의 느낌? 물론 그렇게 올망졸망 모여 있지는 않지만. 포틀랜드 카페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정말 너무 많아서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고, 진짜 정통 카페의 느낌으로 아침 6시에 열어 저녁 7시 정도에 닫더라고요.
그렇지만 포틀랜드의 가장 큰 매력은 세일즈 텍스가 없음..입니다. 이건 뭐 오레곤 주의 특성이긴 하지만, 오레건 주가 다른 도시엔 관광할만한 도시가 거의 아예 없다고 보면 되므로 포틀랜드가 이걸로 워싱턴이나 캘리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것 같긴 합니다. 그 외에는 사실, 살기 좋은 도시인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관광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시내 관광지는 형성되어 있습니다. 강을 따라 리버웍을 하는 것도 좋고, City of bridges 라는 애칭도 갖고 있으니 다리들을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그렇게 인상깊은 다리는 또 없었다는 것이 함정. 저는 오히려 시애틀보다도 나은 쇼핑씬을 보며 기뻤습니다. Powell city of books 라는 유명한 독립서점이 있는데 세계에서 제일 큰 독립서점이라고 하네요. 여행중이기도 하고, 제가 이제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면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사진 않았지만 포틀랜드에 가시고 책을 좋아하신다면 꼭 들려보길 바랍니다. 윗층에 희귀본을 파는 곳도 있어요. 초판이라든지, 싸인본이라든지, 고서라든지. 도시 기념품도 물론 판매합니다.
저는 커피는 Stumphouse, 맥주는 Rock Bottom 이라는 곳을 갔습니다. 스텀프하우스는 찾아서 간 것이고 락버틈은 그냥 지나가다가 괜찮아 보여서 점심도 먹을겸 들렸어요. 미국에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땅이 커서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열 환경이 잘 되어있는 것일까요? (마이크로긴 하지만 브루어리를 하려면 꽤나 큰 대지가 필요합니다.) 맥주를 워낙 좋아하고 IPA 도 잘 마시니 잘 마셨지만 ㅎㅎㅎㅎ 특별히 엄청나다라는 생각은 안 느껴졌고요.. 사실 특별함을 가지려면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커피는 힙한 커피 성지가 다 그렇듯 산미가 강한 신 커피입니다.
부두 도넛이라는 도넛이 유명한데, 사람이 굉장히 많아서 먹기 힘들어요. 그래봤자 도넛이 도넛이지란 생각도 있고.. 저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요. 거기도 사람이 제법 많았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먹었는데, 전 오스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포틀랜드가 원조. 찾아보니 오레곤 밖에는 덴버, 오스틴, 올랜도, 할리웃에 있네요. 할리웃을 제외하곤 다 좀 힙스터와 연관이 있는 곳들입니다. 힙한 사람들이 먹는 도넛인가봐여 ㅎㅎㅎㅎ. 저는 그냥 블루스타 도넛이라고 떠오르는 신흥 도넛을 먹었습니다. 유기농 고멧 도넛이라지만.. 도넛은 도넛입니다. ㅠㅠ 도넛이 바게트나 크롸상도 아니고 엄청난 차이를 보이긴 힘든 것 같아요. 크리스피보다 조금 나은 것 같은 느낌?
나이키 본사도 오레곤에 위치합니다. 오레곤 사람들이 약간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부분인것 같기는 했어요. 그러나 다운타운 나이키 매장은 그저 그런 수준을 넘어 좀 실망스러웠어요. 약간 스페셜 에디션 같은게 있나 기대했는데, 평범한 상점이었습니다.
포틀랜드는 단독으로 가기보다는 저처럼 시애틀을 갔다가 들리는 것이 가장 좋아보입니다. 재패니스 가든이 미국내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니 일본 정원에 취미 있으신 분들은 들려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시애틀에서 갔기 때문에 패스했습니다. 대중교통도 정말 잘 되어있고 도시도 작아서 걸어다니기 좋습니다 (물론 그래도 역시 미국입니다). 저는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는데 시애틀과 거의 비슷한 날씨라 자살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ㅠㅠ. 여름에 가긴 정말 좋은 곳입니다. 더운 곳에 사는 저로서는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도시였어요.
그럼 다운 포스팅에서 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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