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와서 가장 서러운 순간을 굳이 뽑자면내가 먹을 죽을 내가 끓이고 있을 때다.한국에서 혼자 살 때 아프면 본죽이라도 사먹을텐데. 누가 사다주기라도 할텐데. 엄마랑 산다면 엄마가 끓여줄텐데. 오늘은 퇴근 후 저녁으로 일요일에 끓여놓은 카레와 닭가슴살을 해동해서 먹었다. 카레가 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닭가슴살도 냉동 상태였으니 아마 괜찮았을거다. 근데 그런 순간 있지 않나? 엄청 배가 고팠었는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별로 못 먹는 것. 배가 고파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집에 와 카레를 스토브에 뎁히니 배가 거짓말처럼 하나도 안 고팠다. 그래도 처리해야지라는 생각에 먹는데, 몇 숟갈 안 떴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픈 거다. 아, 이거 알지. 이거 내가 스트레스 받을 때 약간 랜덤하게 찾아오는 급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