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남미

여행을 준비하며

Sapientia373 2019. 7. 9. 01:19

저는 남미를 2019년 1월에 다녀왔습니다. 

6개월이나 늦은 포스팅이지만 수기로 적은 다이어리가 있어 그걸 토대로 뒤늦은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방학이라 약간 일이 느슨해진 탓도 있고요.

 

저는 3주동안 리마, 쿠스코, 티티카카, 우유니, 아타카마, 살타, 부에노스아이레스, 이과수, 리우 데 자네이로 9개 도시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갈 것 같아 야간 버스는 2번 탔고, 혼자서 여행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에서 Dormitory 를 갔으나 5일에 한 번 정도는 혼자 묶는 호텔이나 에어 비앤비를 섞었습니다. 아무리 여비를 아끼더라도 중간중간에 쉬어가는 것은 필수인 것 같아요.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라서.. 

 

남미는 준비할게 유럽에 비해 생각보다 진짜 많은데 대표적으론 각종 예방 접종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려면 황열병 주사를 꼭 맞아야한다는 사람이 있고 아니란 사람이 있는데, 일단 우유니만 갈 것이라면 굳이 안 맞아도 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근데 황열병이 아니더라도 파상풍, 장티푸스 등 각종 전염병 예방 접종은 맞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과 볼리비아 비자, 그리고 간단 스페인어 암기.. 정도는 필수 인 것 같습니다. 배낭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고 호텔에 묶는 경우보다 호스텔에 묶는 경우가 많아 수건과 샴푸, 린스, 헤어드라이어까지 다 챙겨가야 합니다 (물론 세면도구는 현지에서 사도 됩니다). 진짜 오지 가듯이 다 챙겨갔는데, 절대 오지는 아니니깐 너무 다 바리바리 사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페루에는 약국이 정말 많더라고요.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약국 체인이 제법 많이 보였어요 (물론 편의점 만큼의 빈도는 아닙니다). 

 

1월에 남미를 가니깐 일단 남미는 여름입니다. 근데 페루와 볼리비아는 고도가 높은편이라 여름이라도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물론 낮에 햇살이 뜨거워 옷을 벗게 되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엄청 추워져요. 남미는 무서운 곳이라 밤에 밖에 돌아다니지 않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면 동행을 만나게 되고, 동행을 만나면 밖에 나갈수도 있고, 그런 곳이죠. 그렇지만 전 동행을 딱히 구하지 않아서 그냥 혼자 죽 다녔어요. 여자 혼자 다녀도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겁이 너무 없어서라고 하기도 했지만, 사실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안전하게 남미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까지 확인하면서 챙긴 준비물은:

  • 상비약: 후시딘, 지사제, 반창고, 변비약, 에드빌, 항생제, 인공눈물, 클라리틴, 버물리, 듀오덤, 감기약
  • 패딩, 비옷(생각보다 꿀템이었음), 우산, 물병(무쓸모)
  • 수건(스포츠 타올)
  • 빨랫줄(진짜 필요 없었음)
  • 멀티플러그/어댑터
  • 컵라면+나무 젓가락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이라 마지막에 그냥 짐 줄이려고 먹었음)
  • 폰 삼각대 (혼여라서 준비하긴 했는데, 막상 무겁기도 해서 잘 안갖고 다님. 근데 우유니에서 유용하게 씀), 셀카봉
  • 샤워용 슬리퍼( 호스텔 전전 예정이면 필수. 삼선이나 젖어도 상관없는 조리 추천)
  • 빨랫비누 (미국에서 생각보다 구하기 힘들어서 그냥 샤워할 때 쓰는 아로마 비누로 떼움)
  • 세면도구 (모두 트레블 사이즈. 중간 중간 비행기 이동이 있고 짐을 안 부칠 예정이었어서 작은걸로 미국에서 미리 구매해감)
  • 섬유유연제 (필요 없음)
  • 비키니
  • 여행용 헤어드라이어/브러시 (필수)
  • 등산화 (필수), 일반 운동화, 예쁜 샌들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 도시 관광할 때 좋음. 거기서까지 등산화/운동화 신긴 좀..)
  • 물티슈/여행용 휴지
  • 히트택 (우유니에서 매우필요)
  • 가방 비올때 덮을 비닐 케이스 (돈 아까워서 그냥 쓰레기 봉지를 여러개 챙겨감)
  • 불어서 쓰는 목배개 (버스 이동이 많아 목배개 약간 필템인데 불어서 쓰는거 추천. 안 그러면 너무 주렁주렁 짐이 많아짐)
  • 귀마개, 안대 (호스텔 도미토리 전전시 필수)
  • 손톱깎기, 작은 가위
  • 자물쇠 (마찬가지로 호스텔 도미토리 전전시 필수)
  • 침낭 inner 이불 (약간 깔끔 떠는 사람이면 호스텔 이불 대신 쓸 수도 있고 추울 때 더 덮을 수 있음. 혹시나 캠핑할까봐 들고 간 것인데 우유니 2박3일 투어 때 추워서 쓴거 제외하곤 한번도 쓴 적 없음)
  • 미니 반짓고리 
  • 스카프 (쌀쌀할 때 유용)
  • 탐폰/팬티라이너/생리대 (매우 필수)
  • 썬크림
  • 충전기들과 보배
  • 서류들 (여권, I-20, 여권 사진 (분실 대비), 사본 여러장, 예방 접종 확인증, 비자를 현지 발급 예정이라면 비자 서류들)
  • 그 밖에 각종 비닐백, 봉지

이 정도 되겠습니다. 물론 입을 옷도 챙겨야죠. 저는 여기에 노트북도 넣었는데 정말 단 1도 쓸모 없었고 모든게 스마트폰으로 이제 정말 가능하더라고요.. 배낭여행 마지막으로 한 것이 2013년이었는데 그 때는 컴퓨터가 없으면 불편했던 적이 좀 있긴 했습니다만 이젠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여행지에서 일할게 아니라면 노트북 과감하게 버리고 가세요. 짐이 생각보다 정~~말 많았네요. 그래도 백팩 하나+기내용 캐리어(확장형)에 우겨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남미는 유럽과 달리 쇼핑을 많이하지 않아서 짐이 막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개인차가 있겠죠?)

 

여행 동선을 짤 때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곳은 당근 네이버 남미사랑과 블로그들입니다.. 블로거님들 없었으면 너무 고생했을거에요. 사실, 한국 사람들과 너무 마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처음에 구글에 영어로만 검색해서 여행 정보를 찾았는데, 외국 블로거들은 디테일에 너무 약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네이버로 돌아가게 되었고 나중엔 그냥 처음부터 네이버에서 찾았습니다. 다만 저는 호스텔 예약을 전부 Hostelworld.com에서 했고 한인민박은 이용하지 않아서 숙소에서 한국사람을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남미는 유럽과 비교하면 너무나 거대한 땅이고 산세가 험해서 육로로 이동하기엔 벅찬 부분이 많았어요. 특별히 가격이 엄청나게 싸지도 않으니 비행기 이동을 추천드립니다. 단점은 비행기는 가격이 워낙 유동적이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해서 즉흥적인 여행이 좀 힘들다는 것이죠. 근데 남미여행을 즉흥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1달-2달을 해도 보는데까지만 보는게 남미죠.. 숙소는 현지에서 찾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비행기는 미리 안찾으면 50불 하던게 갑자기 200불이 넘어가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리마-쿠스코, 살타-부에노, 부에노-이과수, 이과수-리우 네 번의 비행기를 탔습니다. 모두 미리 예약했지만 약간의 바보짓과 예기치 못한 사태로 200불 정도의 추가 지출이 있었네요.. 

 

저는 마이애미에서 리마로 가는 비행기와, 리우에서 마이애미로 오는 비행기를 모두 마일리지로 구매해서 비행기 값은 많이 아꼈습니다. 생각보다 마일리지가 많이 들어서 뭐야? 했는데 리우-마이애미 비행이 8시간 입니다.. 정말 넓은 땅이에요. 오랜만에 마이애미도 다시 가고, 여행의 시작은 정말 너무 좋았어요. :)

이상으로 남미 준비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딱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남미 여행,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제발 모두 가주세요 ㅜㅜ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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