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5

Modern Romance: An Investigation, Aziz Ansari and Eric Klinenberg

아지즈 안사리의 모던 로맨스. 이 책은 불행히도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지는 않은데, 굉장히 쉬운 구어체 영어로 쓰였으니 관심 있으면 한 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이 기성세대와 어떻게 다른지로부터 출발한 책인데, 배경이 미국이다 보니 모든 것이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꽤나 통찰력이 있는 책이다. 결혼, 그리고 연애마저 선택이 된 세대에게 로맨스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책.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은 우리가 한 사람에게 정착하길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 많은 사람들 중 나와 더 맞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결혼이나 정착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이 생각을 많이 하는지는 모르겠다. 저 생각보다는 "내가 이 사람과 영원히 살..

Reading/Essay 2019.07.06

김연수 <원더 보이>

내가 읽은 두 번째 김연수 소설.한 작가의 책을 한 권만 읽고는 호불호를 가리기 쉽지 않은데, 두 번째로 책을 읽으니 확실해졌다.나는 김연수의 소설 스타일과는 좀 맞지 않는다. 첫 번째로 읽은 소설은 . 내가 자진해서 읽은 것은 아니었고, 연애와 사랑과 성에 대한 수업을 한 번 들은 적 있는데 거기서 지정한 책 중 하나였다. 오르한 파묵의 에 비해 짧아서 고른 책이었는데 (참고로 나중에 읽은 순수 박물관은 수작이다) 전체적인 평은 주제의식과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적인 메세지엔 깊이 공감하는 바이나 서사와 서술 방식이 나랑 잘 맞지 않는 느낌. 애초에 연애와 사랑이라는 범우주적인 재제를 가지고 소설을 쓰면서 서사에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사가 얼마나 중요한데 연애소설에서. 는..

Reading/Novel 2019.03.07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의 소설은 술술 읽히면서도 그저 소비하는 글이 아닌 스스로 하여금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생산적인 문학이란 데서 나는 항상 감탄하곤 했다. 중학생 시절, 뭔가 멋져보이는 제목과 "온몸을 칼로 그었어" 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시작한 이 소설을 처음 읽었다.그 때만해도, 에이, 우리 엄마 세대니깐 이렇게 살았던 거지.요즘 누가 이렇게 살아. 난 나중에 자라서 당연히 맞벌이 하고 남편이 나 두고 바람피면 바로 이혼해 버릴꺼야.라는 생각이었다. 앞선 세대에 대한 연민과 호기심과 약간의 반감과 함께, (순전히 강동원의 팬이기 때문에 봤던) 영화 우행시의 감동으로 인해, 그리고 술술 읽히는 그 특유의 힘 있는 필체로 며칠만에 아주 금방 읽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생각보다 잘 안 읽히는..

Reading/Novel 2018.12.20

Julian Barnes, <The Only Story>

한국어로는 으로 번역되어 있는 줄리안 반스의 (유일한) 연애소설.영어로 읽기 참 어려운 책이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완독했다. 폴은 계속해서 사랑의 정의에 대해 묻는데, 거의 마지막에 내린 결론이 참 맘에 든다. “Perhaps love could never be captured in a definition; it could only ever be captured in a story.” 소설에서 폴과 수전의 사랑은 굴곡지다. 소설이니까 당연한거겠지.다른 블로그에서 서평을 몇개 읽었는데, 폴과 수전이 사랑에 빠진 것 자체가 자극적이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평이 몇 있었다. 물론, 19살짜리 대학 신입생과 48세 중년 여성이 사랑에 빠질 확률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렇지만 소설이라서 좀 더 자극적인 요소를 주기 ..

Reading/Novel 2018.10.24

82년생 김지영

김지영은 나보다 꼭 10살 많다. 나는 이 책을 알라딘 전자책 미리보기로 보았다가 구매한 뒤 2시간만에 다 읽었다.200페이지가 안되는 짧은 책. 그러나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진부한 이야기다. 너무 진부해서 더 짜증나고, 울컥하고, 아픈 그런 이야기. 내 주변에 어딘가에 있을 법 하고 내 미래일 것 같기도 한 그런 이야기.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법한 그런 이야기. 김지영은 누구보다도 더 일하고 싶어했고, 능력도 있었고,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당했고 약간의 반발심과 함께 체념한다. 전국의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반발하겠지만 차별을 받고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업을 관둔 모든 여자들이 이런 것은 아닐것이다. 게중에는 정말 조금 덜 능력있고..

Reading/Novel 2017.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