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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Barnes, <The Only Story>

한국어로는 으로 번역되어 있는 줄리안 반스의 (유일한) 연애소설.영어로 읽기 참 어려운 책이었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완독했다. 폴은 계속해서 사랑의 정의에 대해 묻는데, 거의 마지막에 내린 결론이 참 맘에 든다. “Perhaps love could never be captured in a definition; it could only ever be captured in a story.” 소설에서 폴과 수전의 사랑은 굴곡지다. 소설이니까 당연한거겠지.다른 블로그에서 서평을 몇개 읽었는데, 폴과 수전이 사랑에 빠진 것 자체가 자극적이며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평이 몇 있었다. 물론, 19살짜리 대학 신입생과 48세 중년 여성이 사랑에 빠질 확률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렇지만 소설이라서 좀 더 자극적인 요소를 주기 ..

Reading/Novel 2018.10.24

여행 준비

비행기 표를 사고 나니 이제 기정 사실이 되었다: Yes, this is happening. 다른데는 걱정 안되는데 유독 걱정되는 곳은 리우. 왜 이렇게 흉흉한 글이 많은지. 물론 아무일이 없었거나 좋은 일만 있었던 사람들은 후기를 남기지 않을 확률이 높으므로, 내가 읽는 후기들은 상당히 negative selection 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버스는 가서 그때그때 예매하면 되겠지만 비행기는 좀 미리 예약해야되지 않나 싶다.길이 안 좋은건지 산새가 험한건지, 비행기로 1-2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차로는 12시간이 넘게 걸리고.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과수까지 가는게 비행기로 1시간 30분 정도인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고 (약 100불)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실제로 가게될 지도 의문이라 (산티아고가 너무..

2019 남미 2018.10.19

질러버리다

드디어 표를 샀다. 사람들에게 '겨울 방학에는 남미 가려고요~' 라고 100번은 넘게 말하고 다닌거 같은데,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드디어 표를 질렀다.아직 제대로 된 계획은 전혀 없고어디서 인 하고 어디서 아웃할지만 대충 정했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 ㅋㅋㅋㅋㅋ몇 년전에 유럽여행할 때 느낀거지만 배낭여행은 조사하는 단계가 젤 힘들고 귀찮은 것 같다.여행 갈 생각에 설레다가도, 구글 지도를 켜고 호텔 목록을 불러오면 좀 한숨 나오는 기분?게다가 요즘은 정보도 너무 많아서 없던 결단력이 가뜩이나 0으로 수렴하는 기분이다. 과한 정보는 없는 것만도 못한 법. (그러니 너무 검색질은 하지 말자) 남미사랑에 있는 일정과 ebook으로 구매한 책에서 있는 일정을 대충 조합해서20일 일정의 페루+볼리..

2019 남미 2018.10.12

히가시노 게이고, <회랑정 살인사건>

난 개인적으로 미스테리/추리 분야는 일본이 다른 모든 국가를 압도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출간물의 숫자부터, 어색하지 않은 번역투와 미스테리 장르내에서의 다양성이 한 몫하는 것 같다.아무리 긴 소설도 읽는데 일주일 이상 걸린 것이 없다고 해야할까. 또한 그러했다. 회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좀 고어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말인데다가 ~정을 붙이는 것도 우리 말에는 흔치 않은 느낌이라 제목을 보고 별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아 그냥 어디선가 살인사건이 일어났구나. 보나마나 연쇄살인? 딱 이정도. 일본 추리소설을 아주 안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엄청난 팬은 아니라서, 어쩌다보니 히가시노의 추리소설 중에는 처음 읽는 소설이 되었다. 전작 중 을 직접 구매까지하며 읽었는데 너무나 ..

Reading/Novel 2018.09.08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 귀스타프 플로베르

내가 읽은 것은 문예출판사 버전이었는데, 이게 민음사나 열린책들보다 더 번역이 훌륭해서라기 보단 전자도서관에 ebook 형식으로 지원하는 출판사가 문예가 유일해서였다. 읽는 내내, 물론 마담 보바리를 읽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민음사나 열린책들로 읽었던 다른 고전에 비해서는 가독성이 월등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책을 다 사는 것은 사치일 뿐만 아니라 이사할 때 가장 골칫거리가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ebook 읽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 진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네. 문예출판사 마담 보바리는 보바리 부인으로 제목을 번역했는데, 마담 보바리로 처음 제목을 알아서 그런지 나는 마담 보바리가 더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존재를 안 다음부터 읽기까지 10여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

Reading/Novel 2018.08.25

82년생 김지영

김지영은 나보다 꼭 10살 많다. 나는 이 책을 알라딘 전자책 미리보기로 보았다가 구매한 뒤 2시간만에 다 읽었다.200페이지가 안되는 짧은 책. 그러나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진부한 이야기다. 너무 진부해서 더 짜증나고, 울컥하고, 아픈 그런 이야기. 내 주변에 어딘가에 있을 법 하고 내 미래일 것 같기도 한 그런 이야기. 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법한 그런 이야기. 김지영은 누구보다도 더 일하고 싶어했고, 능력도 있었고,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당했고 약간의 반발심과 함께 체념한다. 전국의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반발하겠지만 차별을 받고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업을 관둔 모든 여자들이 이런 것은 아닐것이다. 게중에는 정말 조금 덜 능력있고..

Reading/Novel 2017.09.0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내가 사랑하는 소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중학생 때다.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새벽에 잠을 참아가며 읽은 소설이고 처음으로 읽은 2권 이상으로 된 장편소설이다. 이번에 다시 읽었을 때 역시 그랬으며,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내 다른 주업을 거의 놓다 싶이 하고 읽었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 입체적으로 변하는 인물들, 그리고 전쟁이라는 인류의 숙명적인 아픔을 서술하는 이 책은 정말 말 그대로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어렸을 때 읽었을 때에는 전쟁의 묘사 부분이 지루했고, 소설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해 쓸데 없이 소설을 길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은 연애소설과 전쟁소설의 중간에서 밸런스를 잘 이루었고 그 점은 소설을 더 다채롭게 함과 동시에 더 폭넓은 독자를 끌 수 있게 하였다. 이 책..

Reading/Novel 2017.07.31

살아가기

나이는 괜히 먹는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서 배우는게 있기 마련. 나는 성인이 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내가 어른이라고 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경제적인 독립이 안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나의 생각과 행동 모두가 그만큼 성숙한지 항상 의구심이 든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미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 미성숙함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벌써 2월도 끝나간다.올해는 새해 결심을 그다지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새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것을 결심하기엔 너무 쉽게 그 결심이 무너진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바닥을 쳐 봐야 바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작년에 나의 여러가지 모습을 뜻 밖에도 관찰하게 되었는데 실제 나는 내..

Thoughts 2017.02.20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015년 노벨상 수상작.읽어보고 싶었던 에세이(라고 나는 칭하고 싶다). 저자는 수백명의 사람을 인터뷰했고 그를 재구성하여 에세이를 썼다. 작품에 등장하는 수백명은 각각 수백가지의 이야기를 가졌으며 그 하나하나는 모두 특별하다. 저자가 계속해서 말하는데, 그녀는 전쟁의 승리를 찬양하고 전쟁 영웅의 신적인 묘사에 질릴대로 질려 있고 그녀만의 방법으로 실제로 전쟁이 어땠는가를 묘사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쟁에 참여했던 여성들이 있다. 실제로 전선에 나와 싸우고, 투쟁하고,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승리에 이바지한 당당한 여성들. 솔직히 책의 제목과 대략적인 설명만 봤을 때, 나는 전쟁에서 남겨진 여성들에 대한 기록일 줄 알았다. 왜, 우리도 그런거 있지 않나? 6.25 때 남편과 아들이 전쟁에 징..

Reading/Essay 2017.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