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괜히 먹는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서 배우는게 있기 마련.
나는 성인이 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내가 어른이라고 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제적인 독립이 안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나의 생각과 행동 모두가 그만큼 성숙한지 항상 의구심이 든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미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 미성숙함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벌써 2월도 끝나간다.
올해는 새해 결심을 그다지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새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것을 결심하기엔 너무 쉽게 그 결심이 무너진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바닥을 쳐 봐야 바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작년에 나의 여러가지 모습을 뜻 밖에도 관찰하게 되었는데 실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어리석고 여리고 감정적이고 약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내 자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는 더 강해지고 굳건해져야만 하는데
내가 약하고 아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내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도 사색해볼수 있었다.
내 짧은 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나는, 내 개인적인 성취의 순간의 기쁨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보낸 시간이 더 가슴속에 깊이 남는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바래지 않고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
인류가 왜 수만년 동안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리고 다시 사랑하는 걸 반복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결국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었음을.
사람은 애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야 함을.
그리고 그 사랑은 굉장히 강력하여서 많은 경우에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함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애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이 되면 형성되기 쉽지 않다.
자기애는 남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지, 무의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만은 살 수가 없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