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의 알래스카 (6): 마지막 기항지, 빅토리아 (Victoria, BC, Canada)

Sapientia373 2019. 7. 5. 05:20

이번 크루즈 마지막 기항지는 바로, 알래스카가 아닌 캐나다 빅토리아입니다. :) 빅토리아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주도로, 보통 사람들이 벤쿠버를 여행하면서 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 관광지는 1) 빅토리아 피어, 2) 주 의사당, 3) 부처드 가든 (The Butchart Gardens) 이 되겠습니다. 

마지막 기항지인 케치칸에서 아무래도 거리가 제법 되다 보니, 빅토리아에서는 단 4시간 정도의 시간만 있습니다. 배에서 내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3시간-3시간 30분 정도 밖에 있을 수 있다는 뜻. 아름다운 도시고 생각보다 벤쿠버에서 오기 힘든 것 같은데 아쉬웠습니다.

 

빅토리아에서의 투어는 대체로 두 파로 갈립니다. 자유롭게 시내의 의사당과  Royal BC Museum을 가는 사람들과 버스나 택시로 부챠드 가든을 갔다오는 사람들. 시간이 한 시간만 더 되도 후자를 택했을텐데, 시간이 빠듯해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빠듯한 시간이니만큼 대부분 크루즈 내 익스커션을 이용하는 것 같던데 현지 투어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버스는 이용하기 힘든데, 부챠트 가든까지 가는 버스가 7시 이후엔 없기 때문입니다. 차로 30-40분은 가야 있는 곳이라 짧은 시간에 둘러 보기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시에 정박하기로 했는데 약간 늦어져 7시 20분이 다 되어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정박 시간이 짧아 모든 사람들이 시간에 맞춰 내리려고 6층 덱이 상당히 붐볐습니다. 줄을 잘 서야 한다고, 저희가 앉아있던 곳이 줄이 시작하는 곳에서 약간 멀어 내리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캐나다 땅으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여권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언제나 내릴 때는 여권을 들고 내리시는 게 좋습니다. (배 통째로 세관 검사를 합니다)

 

항구에서 의사당이 있는 시내까지는 15-20분 정도가 걸리니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피셔맨즈 와프를 들린 다음에 시내로 가기로 했습니다. 항구 너무 바로 옆부터 주거지역인데, 부자 동네는 아닌 것 같다가도 너무 피셔맨즈 와프에 가까워지니 너무나 고급 아파트들이 보여 놀랬습니다. 그냥 고급이 아니라, 상당히 고급이었고 건축학적으로 (하나도 모르지만) 상당히 멋진 건물들이었습니다. 사무실일까 아파트일까 약간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주거지 같았습니다.

피셔맨즈 와프 근처 고급 맨션

 

8시가 다 되어 피셔맨즈 와프에 도착하니, 음식점을 제외한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어차피 피셔맨즈 와프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낼 생각은 아니라서 그 자체가 아쉽진 않았으나 늦은 시간에 내렸다는 것 자체가 아쉽기 시작했습니다. 빅토리아의 피셔맨즈 와프는 그냥 작은 시골 마을의 항구 같은 느낌입니다. 작은 가게들과 요트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같이 큰 도시의 피셔맨즈 와프처럼 관광지 느낌이 물씬 나지도 않습니다. 비치 하우스들도 제법 보이던데,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비치 하우스들

피셔맨즈 와프를 빠르게 구경하고 진짜 목적지인 다운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다운타운에는 빅토리아에서 제일 유명한 주 의사당이 있습니다.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는데,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서 밝을 때의 의사당의 모습도 다행히 불 수 있었습니다. 해질녘이 되니 라이팅을 이미 켜 놨더라고요. 유럽풍의 건물은 한적한 도시와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앞 쪽에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있고, 뒤론 푸른 잔디밭이, 그리고 그 뒤에 거대한 의사당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의사당 주변에서 보이는 Fairmount Empress Hotel

 

의사당 앞 항이

국회의사당은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하는데, 만이다 보니 건너편이 보입니다. 건너편에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고급 주거지역 같이 보였어요. 저희는 배에서 내리기 전에 저녁을 이미 먹었기 때문에, 뭘 먹기는 애매하고 맥주나 한 잔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알래스카 시골 마을들만 보다가 빅토리아에 내리니 그리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문명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데이터도 빵빵 터지고) 관광지 물가라 모든 곳이 비싸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건너편에 의사당이 한 눈에 들어오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은 가격의 레스토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Milestone. 창 밖으로 불 켜진 의사당이 한 눈에 보이고 음식도 맛있었어요. (게다가 캐나다 달러!)

Milestone 에서 시킨 맥주. 벤쿠버 지역 맥주들인데 둘 다 맛있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예술!!
완전히 어두워진 다음의 의사당. 라이팅이 멋있다.

이렇게 여행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엄마는 한국으로, 저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다음 여행은 어디가 될지, 벌써 너무 설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