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루즈 마지막 기항지는 바로, 알래스카가 아닌 캐나다 빅토리아입니다. :) 빅토리아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주도로, 보통 사람들이 벤쿠버를 여행하면서 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 관광지는 1) 빅토리아 피어, 2) 주 의사당, 3) 부처드 가든 (The Butchart Gardens) 이 되겠습니다.
마지막 기항지인 케치칸에서 아무래도 거리가 제법 되다 보니, 빅토리아에서는 단 4시간 정도의 시간만 있습니다. 배에서 내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3시간-3시간 30분 정도 밖에 있을 수 있다는 뜻. 아름다운 도시고 생각보다 벤쿠버에서 오기 힘든 것 같은데 아쉬웠습니다.
빅토리아에서의 투어는 대체로 두 파로 갈립니다. 자유롭게 시내의 의사당과 Royal BC Museum을 가는 사람들과 버스나 택시로 부챠드 가든을 갔다오는 사람들. 시간이 한 시간만 더 되도 후자를 택했을텐데, 시간이 빠듯해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빠듯한 시간이니만큼 대부분 크루즈 내 익스커션을 이용하는 것 같던데 현지 투어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버스는 이용하기 힘든데, 부챠트 가든까지 가는 버스가 7시 이후엔 없기 때문입니다. 차로 30-40분은 가야 있는 곳이라 짧은 시간에 둘러 보기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시에 정박하기로 했는데 약간 늦어져 7시 20분이 다 되어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정박 시간이 짧아 모든 사람들이 시간에 맞춰 내리려고 6층 덱이 상당히 붐볐습니다. 줄을 잘 서야 한다고, 저희가 앉아있던 곳이 줄이 시작하는 곳에서 약간 멀어 내리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캐나다 땅으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여권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언제나 내릴 때는 여권을 들고 내리시는 게 좋습니다. (배 통째로 세관 검사를 합니다)
항구에서 의사당이 있는 시내까지는 15-20분 정도가 걸리니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피셔맨즈 와프를 들린 다음에 시내로 가기로 했습니다. 항구 너무 바로 옆부터 주거지역인데, 부자 동네는 아닌 것 같다가도 너무 피셔맨즈 와프에 가까워지니 너무나 고급 아파트들이 보여 놀랬습니다. 그냥 고급이 아니라, 상당히 고급이었고 건축학적으로 (하나도 모르지만) 상당히 멋진 건물들이었습니다. 사무실일까 아파트일까 약간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주거지 같았습니다.
8시가 다 되어 피셔맨즈 와프에 도착하니, 음식점을 제외한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어차피 피셔맨즈 와프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낼 생각은 아니라서 그 자체가 아쉽진 않았으나 늦은 시간에 내렸다는 것 자체가 아쉽기 시작했습니다. 빅토리아의 피셔맨즈 와프는 그냥 작은 시골 마을의 항구 같은 느낌입니다. 작은 가게들과 요트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같이 큰 도시의 피셔맨즈 와프처럼 관광지 느낌이 물씬 나지도 않습니다. 비치 하우스들도 제법 보이던데,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피셔맨즈 와프를 빠르게 구경하고 진짜 목적지인 다운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다운타운에는 빅토리아에서 제일 유명한 주 의사당이 있습니다.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는데, 아직 해가 지기 전이라서 밝을 때의 의사당의 모습도 다행히 불 수 있었습니다. 해질녘이 되니 라이팅을 이미 켜 놨더라고요. 유럽풍의 건물은 한적한 도시와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앞 쪽에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있고, 뒤론 푸른 잔디밭이, 그리고 그 뒤에 거대한 의사당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은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하는데, 만이다 보니 건너편이 보입니다. 건너편에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고급 주거지역 같이 보였어요. 저희는 배에서 내리기 전에 저녁을 이미 먹었기 때문에, 뭘 먹기는 애매하고 맥주나 한 잔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알래스카 시골 마을들만 보다가 빅토리아에 내리니 그리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문명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데이터도 빵빵 터지고) 관광지 물가라 모든 곳이 비싸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건너편에 의사당이 한 눈에 들어오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은 가격의 레스토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Milestone. 창 밖으로 불 켜진 의사당이 한 눈에 보이고 음식도 맛있었어요. (게다가 캐나다 달러!)
이렇게 여행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엄마는 한국으로, 저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다음 여행은 어디가 될지, 벌써 너무 설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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