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쓸데 없는 생각들

Sapientia373 2018. 12. 9. 08:21

남을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다. 이성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타고나게 그 일을 잘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사람이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별로 생각을 안 하며 살아왔는데, 난 후자에 가깝다. 요즘들어 확실히 느끼는 것이지만.


가벼운 인간관계에 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껴 봤을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얕게 아는 사람을 발견했고 지척에 있지만 

굳이 아는척하기도 뭐하고 아는척 하면 그 먼 길을 어색한 대화로 채우기엔 너무 숨이 막혀서

그냥

핸드폰에, 혹은 책에 머리를 박거나, 그마저도 없으면 눈을 감고 자는 척 했던 적.


스몰톡을 잘한다는 것은 확실히 엄청난 강점인거 같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사람은 그래도 친하거나 아는 사람에게 설득을 더 당하기 쉬운 것인걸. 

생각해보면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일은 사람들과의 거래로 이루어져있고, 그 거래는 설득과 감동을 전제로 한다.


내가 돈과 시간을 들여 영화를 보고, 책을 사서 읽고, 신문 기사를 읽고, 드라마를 보는 그 아주 자발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소비생활까지도 내가 그 컨텐츠에 감동을 받거나 설득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하는 것이란 말.


리서치도, 내가 속해 있는 전문가 집단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잘 모르는 일반사람에게 내가 맞다라는 것을 전달하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나보다 10배 100배의 내공이 있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냥 문득,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어려움이 그냥 인간만사에서 크게 특별하지도 않고 특이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드니깐

약간 기분이 나아지는 기분이다.


인생이 뭐 그런거지.


유학 나와서 중2병을 넘어.. 새로운 병에 걸린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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